BLOG ARTICLE 분류 전체보기 | 323 ARTICLE FOUND

  1. 2008.09.04 여수의 사랑, 자흔.
  2. 2008.09.02 한강. 4
  3. 2008.08.31 내게 거짓말을 해 봐. 2


자흔이 제일 처음 뱉은 한마디는 엄마도 아빠도 아니었다고 한다. 바보라고 곧잘 놀림을 받던 어린 그녀는 어느 날 미끄럼틀에서 어떤 아인가가 등을 미는 바람에 데굴데굴 굴러서 미끄럼 받침대를 지나 흙밭에 고꾸라졌다고 했다. 지켜 보던 교사가 달려와 어린 자흔의 상처난 무릎을 만지려 했고, 그때 그녀는 두 눈 가득 눈물을 담은 채 분명한 말씨로 '너무 아파요' 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여수의 사랑, 한강, 1995


어쩐지 너무 아파요라고 하는 여자아이의,
선명한 영상이 떠올라 고개를 묻고 잠을 청했다.
AND

한강.

Pooongkyung 2008. 9. 2. 09:47


[소설쓰기] 를 듣는다.

아주, 가끔, 소설을 읽는 사람이, 왠 소설쓰기냐구?
그렇지. 그런데 자그마치 '재'수강이다.

내게 멀리 있는 것을, 가까이에 두고 싶은 마음은,
변사또 이래 모든 인간들의 바람이 아니었던가.

가질 수는 없어도, 적어도 그의 근처에는 있고 싶단 얘기다.
(그래서 성적이 그모냥이었다.)


어쨌든, 그리하여,
어제는 처음으로 소설가 '한강'을 만났다.

예쁘더라.

목소리도 여리고 은은했고,
전체적으로 '가만가만한 느낌' 이었다.

수업을 듣는 2시간 동안-
거의 2년만에 예술가 (의 탈을 쓰려는) 이들을 모은 수업인지라 토할 뻔도 했지만,
감히 '설레었다'고는 말할 수 있다. 좋았다.

성적이야 어쨌거나,
한 학기동안 일주일에 한 번은 꾸준히 볼 수 있으리란 생각에,
좋았다.



다음은 속도를 내어 좀 읽어봐야 할 것들.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
한강 (지은이), 김홍희 (사진) | 열림원 | 2003년 8월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한강 (지은이) | 비채 | 2007년 1월


덧붙여 짧은 이야기 한 토막,
수업시간 중 동생과의 문자대화.

juna : 와 형한강보고있다 차분한느낌이네
동생 : 비오는데 처량하게스리.. ㅉㅉ

(퍽이나. 풋)

AND


가끔 소설을 읽는다.

[네트워크 사회]나, [자본주의와 현대사회이론] 따위의 사회과학서가 일상을 채우고,
가끔 있는 여백의 시간에 소설이나 시를 집곤 한다.

정말, 아주아주, 가끔, 소설을 읽기 때문에, 소설을 '골라' 읽는 편이다.
일간지 주말 북섹션을 참고하기도 하지만, 제목을 금방 잃어버려서 별로 도움은 되지 못했고,
실제로 도움이 되었던 것은 도서관 400번대 서가에 꽃혀 있는 문학평론집이다.

문학평론집은 대부분 2년 정도 지난 '최신' 글들을 다루고 있으며,
짐짓 준엄하고, 진지하고, 잰 체한다. (동어반복인가?)

아무튼 그들의 문장은 재미있게 보이려고 하든, 치열하게 보이려고 하든,
한 편 당 꼭 둘 이상의 현대 고전들을 추천하는 미덕을 갖추고 있다.
"~의 흉내를 내려 했으나 실패" 했다는 둥,
"~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둥.

어쨌든 평론과정에서 이 시대의 평론가'들'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책/저자들은 꼭 언급되기 때문에,
그런 책들을 읽어서는 거의 실패가 없다. 여기서 실패가 없다는 말은,
최소한 시간이 아깝지는 않다는 거다. 부슬거리든, 끈적이든, 퀴퀴하든, 생생하든,
어쨌든간에.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서, 장정일을 읽었다고.

잡설이 너무 길었는데,
책은 설익은 듯 하지만 유쾌하고, 발랄하며, 그래서 날 것의 냄새가 난다.

좋았다.

이 글을 음란물로 판정했던 법원은 저 혼자 진지하게 줄 치며 읽었거나,
그래서 판금시켜놓고 자기들만 봐야겠다고 생각했거나.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