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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02 태백산맥 5, 민중의 불꽃 中
  2. 2007.01.02 Intro. 자화상

"안돼, 찢지 마!" 

소리치며 앞으로 뛰쳐나간 것은 손승호였다.
그러나 다음 순간 손승호는 벌렁 뒤로 나자빠졌다.
백남식이 내뻗은 주먹에 정통으로 얼굴을 얻어맞은 것이었다. 

"이 새끼가 어디로 덤벼들어, 덤벼들길. 어디 또 덤벼봐라. 대갈통을 박살내놓고 말 테니까." 

질긴 힘이 모아진 작은 입으로 느릿느릿 말을 하며
백남식은 많은 사람들의 도장이 찍힌 여러 장의 종이를 갈기갈기 찢고 있었다.

종이쪽들은 높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작은 삐라들처럼 아래로 흩어져 날리고 있었다.



태백산맥을 읽으며 공백을 채워넣고 있다.
나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입에 올리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양지를 따라가는 사람들은 쉽다.
내게 무엇이 이익인지만 알면 되니까.

대부분의 삶은 어렵다.
그들이 무엇을 몰라서가 아니라,
아는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맞고 또 맞아가면서도 결코 납득하지 못한다.
왜 상식대로 되지 않을까. 워쪄 이게 말이나 될랑가, 하고.

그들이 납득하는 순간이 올까.
그들은 납득할 수 있을까.

다시,
납득하는 그 날에 이 곳이
살만하다,고
할 만할까.
AND

Intro. 자화상

Intro. juna 2007. 1. 2. 19:1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자화상, 윤동주
그리고 그를 읽는 여기에 의하여.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