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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29 이 느낌은 뭘까.
  2. 2011.05.29 정확성.
  3. 2011.05.28 그냥.

이 느낌은 뭘까.

Pooongkyung 2011. 5. 29. 15:11

호연의 웹툰 단군할배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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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성.

BookToniC 2011. 5. 29. 04:32

수학에 대한 대중적인 설명들은 흔히 수학이 강박적으로 확실성과 증명에 매달린다는 점을 강조한다. 수학자들도 종종 정확성을 추구하는 자신들을 비꼬는 농담을 한다.

그러나 정확성의 추구는 목적 그 자체 이상이다.

정확성은 일상 경험을 벗어난 대상들에 관해서 의미있게 추론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정확성은 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한 수단이다. 존재하는 것뿐만 아니라, 존재할 수 있는 것을 탐구하려면 정확성이 필수적이다.

- 푸앵카레의 추측, 도널 오셔, 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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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Pooongkyung 2011. 5. 28. 05:15

그냥 어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답답할 뿐이다. 자세한 내용을 쓰기엔 지금 내가 처한 환경이 허락하지 않으니, 그저 마음에 담는다. 다만 어제는 10시가 가까워서야 업무가 다 끝났고, 업무를 마친 잔여감은 끈끈한 참담함이었다. 의심하는 자를 저격해야 하는 의심받는 자의 입장이라니. 그걸 신나서 하는 누구라니, 결연한 표정으로 있는 힘껏 일을 넘기는 누구라니. 그런 일을 억지로 손에 잡고 있다보니 다시 오른쪽 눈꺼풀에 경련이 오고 왼쪽 가슴이 저릿했다. 정말이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

훈련단에서 밥먹듯이 입에 담던 말이었다. 매일 아침 퉁명한 기상음악에 눈을 뜰 때마다, 엎어지는 동기의 군홧발에 뻗은 손가락이 짓이겨질 때마다, 성당에서 한 사람당 두 개씩 나눠주는 오예스 한 봉지를 남몰래 더 챙긴 동기와 눈이 마주쳤을 때마다. 그러니까 대개 무표정이었을 때나, 가끔 의미 없이 웃을 때나, 그보다 더 가끔 눈물을 빼낼 때나, 언제나, 나는 그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 또한 지나가려나. 그러나 지나가는 시간은 그냥 가지 않는다. 지나가는 것만은 문제가 아니다. 나는 뚜렷이 기억하는데, 훈련단은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도 조직을 유지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남을 죽여야 함을 삶의 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몸으로 강제로 내게 납득시켰던 것이다. 저항을 한치도 허락하지 않는 그 곳에서, 나는 저항을 상처를 희망을 안으로 들이미는 법을 배웠다. 그 늪에서 빠져나오는데 한참이 걸렸다. 그런데,

다시 또 그곳이라니.

오도카니, 창백한 불빛이 스러지는 숙소 가로등 어귀에 쭈그려 앉아 한참을, 풀벌레 소리와 벗해도 서글픔을 덜어낼 수 없었다. 그 또한 지나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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