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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22 그래, 나 노무현 좋아. 1
  2. 2011.09.28 안나. 1
  3. 2011.08.22 돌풍.


그리고 말 나온 김에 노빠 이야기 좀 더 하면, 그래, 나 노무현 좋아. 난 자연인 노무현보다 남자다운 남자를 본 적이 없어. 나보다 남자다워. 난 서른 중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남자가 다 됐어. 그전엔 나도 부분적으로 찌질했어. 하여튼 난 그런 사람 처음 봤고 아직까진 마지막으로 봤어.

아, 씨바, 노무현 보고 싶다.

이명박 같은 자가 그런 남자를 죽이다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내가 노무현 노제 때 사람들 쳐다볼까 봐 소방차 뒤에 숨어서 울다가 그 자리에서 혼자 결심한 게 있어. 남은 세상은,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그리고 공적 행사에선 검은 넥타이만 맨다. 내가 슬퍼하니까 어떤 새끼가 아예 삼년상 치르라고 빈정대기에, 그래 치를게 이새끼야, (웃음) 한 이후로, 봉하도 안 간다. 가서 경건하게 슬퍼하고 그러는 거 싫어. 체질에 안 맞아. (웃음) 나중에 가서 웃을 거다. 그리고 난 아직, 어떻게든 다 안 했어.

- 김어준/지승호, 닥치고, 정치,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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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BookToniC 2011. 9. 28. 07:07

인간의 삶은 마치 악보처럼 구성된다. 미적 감각에 의해 인도된 인간은 우연한 사건(베토벤의 음악, 역에서의 죽음)을 인생의 악보에 각인될 하나의 테마로 변형시킨다. 그리고 작곡가가 소나타의 테마를 다루듯 그것을 반복하고, 변화시키고, 발전시킬 것이다. 안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삶을 마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역과 죽음의 테마, 사랑의 탄생과 결부되어 잊을 수 없게 된 이 테마가 그 음울한 아름다움의 힘으로 절망의 순간에 그녀를 사로잡았던 것이다. 인간은 가장 깊은 절망의 순간에서조차 아름다움의 법칙에 따라 자신의 삶을 작곡한다.

따라서 소설이 신비스러운 우연의 만남에 매료된다고 해서 비난할 수 없는 반면, 인간이 이러한 우연을 보지 못하고 그의 삶에서 미적 차원을 배제한다면 이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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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

BookToniC 2011. 8. 22. 07:12

냉소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경력을 높이기 위해 서로를 이용하고 서로의 경력에 관심을 내비친 예술가는 다른 '미래의 거장들'을 찾아나선 '미래의 거장'이 아니라 성공 지상주의자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물을 것도 없이 이러한 교제 활동을 하지 못하거나 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단지 불이익이 이야기해 볼만한 전부가 아니다 내가 보기엔 또 다른 현상도 무시할 수 없다.

재능이 뛰어난 젊은이들은 한 분야에서, 드물게는 여러 분야에게 기존의 업적을 완전히 배워 익힌다. 이미 당대의 첨단에 이른 자들은 한층 더 나아가기를 열망한다. 이들은 발달 과정의 중요한 시점에서 금방 동료를 알아본다. 물론 이 동료들이 '경쟁자'이기도 하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일부는 이런 식의 편협한 관점을 뛰어넘지 못한다.

하지만 포부가 큰 혁신가라면, 1914년 [돌풍]이라는 자칭 아방가르드 잡지를 중심으로 모여 있던 파운드와 엘리엇, 윈덤 루이스 동인과 같은 소규모 그룹의 대의에 유리한 것은 자신에게도 유리하다는 점을 금방 깨닫는다. 이런 식으로 더 큰 대의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경쟁 관계에서 오는 날카로운 면이 어느 정도는 부드럽게 완화되는 것이다.

- 하워드 가드너, 열정과 기질, 붓스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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