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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18 그녀는 자신이 했던 약조가 생각났다.
  2. 2013.08.30 여기까지 하고.
  3. 2013.08.25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녀는 자신이 했던 약조가 생각났다. 영주의 이름을 막 떠올리려는 찰나 별안간 이름이 기억에서 사라졌다.

 이름이 혀끝에서 맴돌고 있었으나 도저히 기억해낼 수 없었다. 이름은 그녀의 입술 주변에서 떠다니고 있었다. 아주 가까운 데 있었고, 느껴지는데도, 그녀는 이름을 붙잡아서, 다시 입속에 밀어넣고, 발음할 수가 없었다.

 

- 파스칼 키냐르/송의경 옮김, <혀끝에서 맴도는 이름>,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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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하고.

BookToniC 2013. 8. 30. 17:17

 

위험해, 하고 니시오카는 생각했다. 사전은 상품이다. 빠져들어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딘가에서 절충해야 한다. 회사의 의향, 발매 시기, 페이지 수, 가격, 많은 집필진 등과. 아무리 완벽을 기해도 말은 생물처럼 움진인다. 사전은 진실한 의미에서 완성을 하지 못하는 서적이다. 너무 빠져들면 '여기까지 하고 그 다음은 세상에 물어보자'하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게 된다.

 

- 미우라 시온. <배를 엮다>.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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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다. '너 자신을 알라'는 명령은 맨 처음 어떤 선생님이 그 말을 따라할 것을 요구했을 때부터 내 혀에 재의 맛을 남겼다. 나는 나 자신을 알았다. 너무 잘 알았다. 그리고 내가 아는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역시 여기에도 단서를 달아야겠다. 내가 싫어한 것이 나라는 사람, 그러니까 독특하고 핵심적인 나였던 것은 아니다. 물론 나도 핵심적이고 독특한 자아라는 개념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내가 싫어한 것은 나의 출생과 성장이 개성 대신 나에게 부여한 정서, 경향, 수용한 관념, 계급적 집착 등의 덩어리였다.

 

- 존 반빌.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 랜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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