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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20 누구세요.
  2. 2013.07.17 에리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3. 2013.07.14 청계천 8가.

누구세요.

Pooongkyung 2013. 7. 20. 08:29

 

 

- 윤태호, <미생> 중

팀은, 늘 그립다. 일 하나 하면서 일씩이나 하자고 달려들었던, 그 친구들, 그 소란들, 세포에 아로새겨진 그 날들을 기억한다.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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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두려워. 내가 잘못된 행동을 해서, 또는 무슨 잘못된 말을 해서 모든 것이 무너지고 그냥 허공으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게."


에리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역을 만드는 일하고 마찬가지야. 그게, 예를 들어 아주 중요한 의미나 목적이 있는 것이라면 약간의 잘못으로 전부 망쳐져 버리거나 허공으로 사라져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어. 설령 완전하지 않다 하더라도 어떻게든 역은 완성되어야 해. 그렇지? 역이 없으면 전차는 거기 멈출 수 없으니까. 그리고 소중한 사람을 맞이할 수도 없으니까. 만일 뭔가 잘못된 부분이 발견되면 필요에 따라 나중에 고치면 되는 거야. 먼저 역을 만들어. 그 여자를 위한 특별한 역을 볼일이 없어도 전차가 저도 모르게 멈추고 싶어 할 만한 역을. 그런 역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거기에 구체적인 색과 형태를 주는 거야. 그리고 못으로 네 이름을 토대에 새기고 생명을 불어넣는 거야. 너한테는 그런 힘이 있어. 생각해 봐. 차가운 밤바다를 혼자서 헤엄쳐 건넜잖아."


- 무라카미 하루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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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8가.

MusicToniC 2013. 7. 14. 11:42

 

 

그 시절, 청계천의 단편을 조금이라도 기억하고 있음에 감사한다.

그 곳은 장마철이면 곰팡이 냄새 가득 피우는 먼지 덮인 헌 책들의 고향,

아마도 책장 앞에 선 작은 내가 돌아가는 자리,

부서지고 조각 난 내 마음의 누나삼촌들이 손 떨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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