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Pooongkyung | 82 ARTICLE FOUND

  1. 2009.12.28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2. 2009.12.27 언니네이발관 2009.
  3. 2009.12.25 제제.


이 밤엔 어쩐지 보고 싶은 이가 있어.

다들, 말이 없거나 적은 이들이었지.
가끔 그들이 하는 말은 듣는 것만으로 버거웠지만.
그들의 상처는 정당하고 또
슬퍼서 가슴이 아파서
함께 울 수 있어서
그래서 소중했던 이들을

보고 싶네 보고 싶다

슬픔이 자라 열매를 맺었는지
상처가 덮히고 또 덮혀 굳은살이 되었는지
아픈지 여전히 외로운지
그래서 당신은 그립지 않은지 내가 우리가

이유 없이 보고 싶은 이가 있어.
AND



니나와 함께 언니네 이발관 콘서트를 보고 왔다.

스탠딩 콘서트라고 해서 그러려니 했다만, 
막상 겪어보니 꽤 힘들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 아닐테고, (난 자그마치 85년생이니 이따위 변명은 통하지 않을게다)
이발사들의 스탠딩답지 않은 선곡과 본인의 스탠딩 콘서트 경험 부족이 손 꼭잡고 합작한 것일테다.
콘서트 끝난 뒤 들른 GS25에서 본 거울에는,
얼굴이고 눈이고 모조리 퉁퉁 부은 문어 한 마리가 덩그라니 서 있었으니.

말로만 듣던 이석원씨의 무심화법은 꽤 웃겼고,
익숙한 노래는 많지 않았지만 함께 있는 이의 온기로 인해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아득했다.

이석원씨는 나이가 들수록 노래하고 연주하는 게 더 좋아진다고 했다.
그 수줍은 고백에 눈물이 났다.

AND

제제.

Pooongkyung 2009. 12. 25. 08:28

제제,
이곳엔 여전히 너와 루이스를 위한 크리스마스는 없어.

아기 예수는 이제 영화관에서 큐피트 화살을 날리고
빕스에서 스테이크를 자르고
베스킨라빈스에서 목을 축이고
세종문화회관에서 노래를 부르고
밤이 오면 모텔 방에서 몸을 녹여

이 세상에 너와 루이스를 위한 나라는 없어
아기 예수와 우리는 함께 달력에서 크리스마스를 지웠어

미안해 미안해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