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딩 콘서트라고 해서 그러려니 했다만,
막상 겪어보니 꽤 힘들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 아닐테고, (난 자그마치 85년생이니 이따위 변명은 통하지 않을게다)
이발사들의 스탠딩답지 않은 선곡과 본인의 스탠딩 콘서트 경험 부족이 손 꼭잡고 합작한 것일테다.
콘서트 끝난 뒤 들른 GS25에서 본 거울에는,
얼굴이고 눈이고 모조리 퉁퉁 부은 문어 한 마리가 덩그라니 서 있었으니.
말로만 듣던 이석원씨의 무심화법은 꽤 웃겼고,
익숙한 노래는 많지 않았지만 함께 있는 이의 온기로 인해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아득했다.
이석원씨는 나이가 들수록 노래하고 연주하는 게 더 좋아진다고 했다.
그 수줍은 고백에 눈물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