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야기를 쓸 때는 자신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해라. 그리고 원고를 고칠 때는 그 이야기와 무관한 것들을 찾아 없애는 것이 제일 중요해."

내가 처음으로 두 건의 기사를 제출하던 그날, 굴드 (지방지 기자) 는 뜻밖에도 흥미로운 조언을 해주었다. 글을 쓸 때는 문을 닫을 것, 글을 고칠 때는 문을 열어둘 것. 다시 말해서 처음에는 나 자신만을 위한 글이지만 곧 바깥 세상으로 나가게 된다는 뜻이었다. 일단 자기가 할 이야기의 내용을 알고 그것을 올바르게 - 어쨌든 자기 능력껏 올바르게 - 써놓으면 그때부터는 읽는 사람의 몫이다. 비판도 그들의 몫이다. 그리고 작가가 대단히 운좋은 사랑이라면 (이것은 존 굴드가 아니라 나의 생각이지만 아마 굴드도 이렇게 믿었을 것이다) 그의 글을 비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보다 읽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On Writing),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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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동차들이 달리는 것과 반대 방향으로 걷는다. 그래야만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차들이 다가오는 것을 알 수 없다. 쉽게 사냥감이나 희생물이 되는 것이다. 길쭉하고 번쩍거리는 본네트와 검게 착색한 유리창을 가진 자동차들이 속도를 줄이며 보도 쪽으로 바싹 붙어 달린다. 그러다가 차창이 내려가면서 팔이 밖으로 나와 우리를 움켜쥐고 안으로 잡아챈다.

반대로 차들이 달려오는 쪽으로 걸어가면, 우리는 미친 사람이 되는 것이고, 그들은 견고한 차체 안에서, 어두운 차창 뒤에서 우리를 두려워한다. 그들 쪽에서 비켜가야 하므로, 우리를 어쩌지 못한다. 분명 그들은 경적을 울려댈 것이고 늑대처럼 소리를 질러댈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기울어가는 햇살을 얼굴에 받으며 걷는다. 햇살이 어깨와 머리 위로 내려앉을 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 르 클레지오, 황금 물고기 (Poisson dor),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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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또 누가 이런 말을 - 내가 백 번을 들어야 알아듣는다면 백 번이라도 - 해주었더라면 좋았겠어요. 행복해져도 괜찮아, 네 삶을 네가 원하는 방식 꼭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 일자리를 안 얻어도 괜찮아. 일자리를 결코 얻지 않아도 괜찮아. 널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뭔지 알아내려 하고, 그러고 나서는 그걸 얻으려고 싸워도 좋아. 네가 누군지 발견해내는 일에 네 삶을 다 쏟아 붓는 거야."

내 시간이 다 됐다. 소년들은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몇몇은 강단 위로 달려들었다. (몇몇 감독관들 또한 그렇게 해볼까 고려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 까닭은 다르지 않았을까 싶다.) 키가 훌쩍하고 깡마른 한 소년이 간절하게 물었다.

"이 모든 말이 우리가 원하지 않는 건 어떤 것도 결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인가요? 그게 모두 다 쉬울 거란 뜻인가요?"

"아주 힘들 거야. 넌 천 번 만 번 실수를 할 거야. 그러면 넌 그것들에 다 값을 치러야 해. 이런 식으로든 저런 식으로든. 그게 네가 배워가는 유일한 길이야. 아님 적어도 내가 배우는 유일한 길이야. 그러나 힘든 부분은 너의 힘든부분일 거고, 다른 사람들이 자기들이 가진 이유로, 아님 어쩌면 아예 아무 이유도 없이, 너한테 들씌운 힘든 부분들은 아닐 거야. 그리고 네가 그것들의 주인이라는 사실이 - 네가 그것들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는 것이 - 온 세상을 다르게 만들어 놓는단다."

- Derrick Jensen, 2003, [Walking on Water : Reading, Writing, and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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