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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13 번지점프를 하다,
  2. 2008.10.10 채식주의자.
  3. 2008.10.10 문제는 꿈이 아니다.

번지점프를 하다,

MusicToniC 2008. 10. 13. 01:09




처음 봤을 때도 익숙한 느낌이더니,
다시 봐도 또 그러네..

언제까지 그러려고?

AND

채식주의자.

BookToniC 2008. 10. 10. 19:40

채식주의자 - 6점
한강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어느날 갑자기 인간에 내재한 식물적 본능이 되살아난다면?

그런데 이런 본능으로의 회귀, 탐색이 육식주의자들에겐 병으로 보일 지도 모른다.
육식을 거부하는 주인공 영혜에 대한 가족들의 광적인 고기 먹이기, 정신병원수감이 그렇다.
영혜는 자신에 대한 세상의 철저한 몰이해 안에서 죽어간다.
자신은 그저, 고기를 안 먹고 식물의 방식으로 살고 싶을 뿐인데.

더하여 인간의 몸이 얼마나 식물적일 수 있는지를 그려내는 묘사도 탁월하다.
특히 식물로서의 영혜의 몸을 캔버스 삼아, 물감으로 꽃잎을 그려넣는 장면은 압권이다. 섬뜩할 정도로 관능적이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소설 초반에 주인공이 갑자기 채식을 선언하고, 가족들이 강제로 고기를 먹이려고 한다거나, 고기를 안 먹어서 폭력을 행사하고, 그러자 갑자기 주인공이 동맥을 자르는 - 발단 부분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주인공의 예민함 뿐 아니라, 가족들의 비상식성까지 동반되어야 하는 상황인데, 아무리 소설 속이라고 해도 지나친 설정이다. 이후의 이야기들은 막힘 없이 잘 풀려갔지만, 초반 발단을 받아들이는 게 내겐 너무 어렵더라. 

ps. 주인공 영혜의 독백은 흡사 실제 저자 한강을 보는 듯하다. 영혜의 독백을 읽으며 수업 시간에 그녀가 읽어 준 [나는 희망에 관해 말하려고 한다] 의 음색부터 목소리 톤까지 남김없이 떠올라 어쩐지 소름이 돋아버렸다.
AND


다시 말하지만, 문제는 꿈이 아니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란 질문은 수정되어야 한다.

위와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떤 답이 되돌아오는가?
또는 어떤 답을 할 수 있는가.

오늘날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는,
그 전제에 '꿈=직업' 이란 등식을 숨기고 있다.
누가 우리의 꿈을 직업 따위에 한정시켜 버렸나.
따져보면, 직업에는 얼마나 많은 전제들이 함축되어 있나.
높은 소득, 그로 인한 소비, 보험, 타인의 인정..

꿈은 좁아졌고 오염되었다.
직업을 의미하는 꿈은 당장 폐기함이 옳다.
오염된 꿈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직업으로 나타낼 수 없는 삶의 비의들을 놓치게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꿈을 묻는 질문은 어쨌건간에 '답' 이 있는 질문이란 것도 문제다.
답은 일정한 '정형'을 따르기 마련이다.
스타크래프트 게임의 테크트리처럼,
일정한 경로를 따라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것이 개인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것도 문제지만,
동시에 얼마나 시대에 역행하는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같은 정형화된 답의 끝은 무책임이다.


따라서 위의 질문은 다음과 같이 수정되어야 한다-

'당신의 질문은 무엇인가'로.
 
질문을 가진 이는 결코 좌절을 모른다.
질문을 가진 이는 결코 그의 상상력을 제한받지 않는다.
질문을 가진 이는 삶을 수단으로 삼지 않는다.

질문을 갖고 걸어가는 이 길 자체가,
늘 새롭고 끝이 없는, 삶 자체이기 때문이다.


- 이진경 특강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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