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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30 아름다운 거짓말, 넥스터스. 5
  2. 2009.01.30 월드 체인징.
  3. 2009.01.22 벽을 드나드는 사나이, 결말.

 

  아름다운 거짓말 - 10점
  넥스터스 지음/북노마드

넥스터스 활동의 산물이 드디어 나왔다.

그 이름도 거짓말 같은-
[아름다운 거짓말] 이라는 제목의, 인도-방글라데시 사회적기업 탐방기다.
넥스터스의 첫번째 프로젝트였던 "지구꿈 프로젝트"의 첫번째 작품이다.  

출판사에서 1년 동안이나 들고 있던 원고다.
출판사는 때론 원고의 질을, 때론 상업성을 문제 삼았다.
원고를 회수하려는 생각을 도대체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두 번인가는 출간 직전까지 갔다가 없는 일로 되는 바람에,
전생에 내가 어떤 삶을 살았을까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도 했다.
평소 종교에 대한 나의 무심함을 아는 이라면, 내가 이런다는 게 얼마나 웃긴 일인지 잘 알것이다.

그래도 고개를 숙인 적은 없었다.
 
믿어야 했다. 누군가 책의 수준을 문제삼을 수는 있겠으나, 책의 생산-유통과정에 담긴 넥스터스의 이야기를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다. 책 사진의 흐릿함과 해석의 투박함을 문제삼을 수는 있겠으나, 우리들 이야기의 진정성을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의 이야기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들려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나는 여전히 궁금하다. 

도대체 토플 만점에 학점 4.5에 해외연수를 다녀와 대기업에 취직한 취준생의 이야기가, 어째서 우리 세대의 성공스토리가 될 수 있었는지. 4년 동안 신림동 고시촌에 틀어박혀 고시책 달달달 외워서 정규직 공무원에 합격한 고시생의 이야기가, 어떻게 지금 중앙도서관에 앉아 있는 수천명의 대학생들의 꿈이 될 수 있는지.

어째서, 대학생활의 반을, 자신의 이름을 걸고, 사막에 나무를 심는다든가, 새터민들과 함께 그들에게 필요한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든다든가, 대안기업을 만들겠다든가 따위의 프로젝트를 하다가, 남은 것은 꿈을 같이한 친구들과, 자긍심뿐인 이들의 이야기가, 어쩌면 이렇게 가볍게 버려질 수 있는지.

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고, 남겨야만 했고, 남겨질 수밖에 없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마침내 2008년 12월 25일, 광화문 교보문고 신간도서 칸에 쌓여 있는 책을 보고, 만졌을 때의 마음을 잊을 수 없다. 마냥 좋다고도, 기쁘다고도, 그렇다고 부끄러운 것도 아니었다. 좀 더 복잡하고 무거운 감정이었다.

                                                                                 - 우리의 이야기는 살아남았다.

도대체 이 책이 왜 거짓말이겠는가.

언제, 어디선가 이 책을,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누군가에게,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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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체인징.

BookToniC 2009. 1. 30. 20:49

도시 농업 (86) 종자은행 (99) 친환경 제품 (112) DIY (117) 프라이턱 가방 (147) 내장된 인식표 (151) 친환경 컴퓨터 (179) 스마트홈 기능 (198) 배드제드 (207) 홈에너지 시스템 (231) 스마트 그리드 (236) 태양열 워터콘 (253) 플럼피넛 (270) 콘크리트캔버스 텐트 (271) 싱가포르 에디트 타워 (305) 살아 있는 벽 (316) 크리티컬 매스 (332) 허브 (337) 고아의 러버니즘 (357) ICT4D (372) 오픈소스 교과서 (397) 변화의 도구, 미용실 (406) 코코넛을 이용한 말라리아 예방 (417) 디마지 (420) 남-남 과학 (422) 소웨토 희망의 산 (434) 차일드라인 (449) 맨발 대학 (452) 양심적인 비행기 여행 (461) 날리우드 (468) 무지, 블랙스폿 (497) 몽 플뢰르 (520) 머니시마 (533) 카페 대화의 힘을 확장시키기 (541) 위트니스 (557) 지구 전화 (563) 문화 방해 (565) 영화를 통한 저항 (568) 러커스 소사이어티 (576) 시민과학 (600) 비자발적 공원 (619) 점적관수 (630) 사이버추적자 (633) 지역별 온실가스 영향 예보 (640) 탄소발자국 계산하기 (656) 우주 엘리베이터 (678)

- 알렉스 스테폰 외, 월드 체인징, 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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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드나드는 사나이] 라는 거창한 제목을 달고 시작한 프로젝트의 결말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적어두어야 할 필요를 느꼈다. 지난 2008년 9월에 벽을 드나드는 사나이를 모티브로 한 단편소설을 기획했다. 대강의 스토리를 생각하고 등장인물을 상상할 때까지는 좋았다. 같은 내용의 꿈을 꾼 적이 있을 정도였다. 그 때 (나는 시간을 돌려 그 때로 돌아가 노트북 전원을 꺼버리고 싶다) 갑자기 나는 블로그에 이 '신나기 그지없는' 단편소설 제작과정을 올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비극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그 이후로 벽을 드나드는 사나이를 다시 찾은 기억이 없다. 그는 잊혀졌다.   

근래 통학길을 즐겁게 해주는 스티븐 킹의 지극히 실용적인 글을 첨부한다. [벽을 드나드는 사나이]의 비극적인 결말에 적절히 교훈적인 글이기도 하다.


나는 일단 어떤 작품을 시작하면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도중에 멈추거나 속도를 늦추는 일이 없다. 날마다 꼬박꼬박 쓰지 않으면 마음 속에서 등장 인물들이 생기를 잃기 시작한다. 진짜 사람들이 아니라 '등장 인물' 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서술도 예리함을 잃어 둔해지고 이야기의 플롯이나 전재속도에 대한 감각도 점점 흐려진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때의 흥분이 사라지기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집필 작업이 '노동' 처럼 느껴지는데, 대부분의 작가들에게 그것은 죽음의 입맞춤과도 같다. 가장 바람직한 글쓰기는 영감이 가득한 일종의 놀이이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나도 냉정한 태도로 글을 쓰는 것이 가능하기는 하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방법은 도저히 손댈 수 없을 만큼 뜨겁고 싱싱할 때 얼른 써버리는 것이다.
-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On Writing),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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