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벽을 드나드는 사나이 | 9 ARTICLE FOUND

  1. 2009.01.22 벽을 드나드는 사나이, 결말.
  2. 2008.11.12 아라크네. (2)
  3. 2008.11.12 아라크네.(1)


[벽을 드나드는 사나이] 라는 거창한 제목을 달고 시작한 프로젝트의 결말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적어두어야 할 필요를 느꼈다. 지난 2008년 9월에 벽을 드나드는 사나이를 모티브로 한 단편소설을 기획했다. 대강의 스토리를 생각하고 등장인물을 상상할 때까지는 좋았다. 같은 내용의 꿈을 꾼 적이 있을 정도였다. 그 때 (나는 시간을 돌려 그 때로 돌아가 노트북 전원을 꺼버리고 싶다) 갑자기 나는 블로그에 이 '신나기 그지없는' 단편소설 제작과정을 올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비극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그 이후로 벽을 드나드는 사나이를 다시 찾은 기억이 없다. 그는 잊혀졌다.   

근래 통학길을 즐겁게 해주는 스티븐 킹의 지극히 실용적인 글을 첨부한다. [벽을 드나드는 사나이]의 비극적인 결말에 적절히 교훈적인 글이기도 하다.


나는 일단 어떤 작품을 시작하면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도중에 멈추거나 속도를 늦추는 일이 없다. 날마다 꼬박꼬박 쓰지 않으면 마음 속에서 등장 인물들이 생기를 잃기 시작한다. 진짜 사람들이 아니라 '등장 인물' 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서술도 예리함을 잃어 둔해지고 이야기의 플롯이나 전재속도에 대한 감각도 점점 흐려진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때의 흥분이 사라지기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집필 작업이 '노동' 처럼 느껴지는데, 대부분의 작가들에게 그것은 죽음의 입맞춤과도 같다. 가장 바람직한 글쓰기는 영감이 가득한 일종의 놀이이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나도 냉정한 태도로 글을 쓰는 것이 가능하기는 하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방법은 도저히 손댈 수 없을 만큼 뜨겁고 싱싱할 때 얼른 써버리는 것이다.
-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On Writing),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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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stave Doré, <Illustration for Dante's Purgatorio 12>


                                    Paolo Veronese , <Arachne or Dialectics>


                               Diego Velázquez, <The Fable of Arachne>

                                          <http://kassioblog.blogspot.com>


                                                <www.lamanu.com>


                                          <www.fashionindustrynetwork.com>

                                       <Jude Cowell, Arachne’s Th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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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크네(Arachne)는 리디아에 사는 염색(染色)의 명인 이드몬의 딸로 길쌈과 자수의 명수였다. 그 대단한 솜씨에 숲속의 님프들까지 구경하러오곤 했다. 아라크네의 솜씨를 보고 사람들은 아테나여신이 직접 그녀를 가르쳤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아라크네는 그것을 부정하며, 자신의 솜씨가 여신보다 더 나을 거라고 뽐내곤 했다.

아라크네의 건방진 태도에 여신은 노파로 변장해서 아라크네를 찾아갔다. 아테나는 아라크네를 설득해 여신과의 경쟁은 무모하다는 것을 충고했지만 그녀는 그 충고를 무시하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아테나가 변장을 벗고 여신의 정체를 드러내자 님프들과 사람들이 고개 숙여 경의를 표했지만 오직 아라크네만이 여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라크네와 아테나의 경쟁이 시작되었다. 아테나는 자기의 직물에 포세이돈과 경쟁해 아테나이를 얻은 광경이나 제우스를 비롯한 천상의 열 두 신들의 위엄에 찬 모습을 그렸다. 아라크네의 직물은 놀랄 만큼 뛰어난 솜씨이긴 했지만, 신들의 비행이나 신을 조롱하는 내용이 가득했고, 인간의 오만하고 불경한 마음이 나타나 있었다. 그 오만한 내용에 화난 여신은 아라크네의 직물을 찢은 뒤 아라크네의 이마에 손을 대어 그녀로 하여금 자기의 죄와 치욕을 느끼게 하였다. 아라크네는 참을 수 없어 나가서 목을 맸다.

아테나는 그녀가 끈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불쌍히 여겼지만, 아라크네가 영원히 이 교훈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해 영원히 목을 매단 채 살게 했다. 아라크네는 몸이 변해 거미가 되었고 종종 몸뚱이로부터 실을 뽑아 그 실에 몸을 걸고 있다. 그래서 라틴어로 거미줄은 아라냐 (aranea) 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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