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편의 연극이 땡긴다.

10년 전의, 20년 전의 이야기를 조금 더 큰 무대에서, 조금 더 화려한 무대장치와, 조금 다른 연기를 하는 배우들을 통해, 조오금 더 비싼 가격에 팔아치우는 장단에 몸을 맞추기도 이제는 버겁다. 그곳에서는 물가상승률에 비례하여 공정하게 올라간다는 대학등록금 맛이 난다.

지금 막 땡기는 거, 펄떡펄떡 살아 숨쉬는 이야기를, 분노를, 유혹을 먹고 잡다.


2009년 9월 4일(금) ~ 10월 11일(일)
평일 8시 / 토요일 4시30분,7시30분 / 일요일 5시 / 월 쉼
(10월 2~3일 5시, 10월 4일 공연 없음)  
  
주관: 창조아트센터
문의: 02)747-7001  
 

2009년 10월 6일(화) ~ 24일(토)
평일 오후8시 / 토요일 오후 4시, 7시 / 일요일 오후 3시, 6시 / 월 쉼  
 
원작: 마리보 (P. Maribaux)
연출: 임형택
주최: 극단 서울공장
주관: 문화기획 연(문의: 02-923-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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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이름을 포함한 외국의 고유명사를 원음에 가깝게 부르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추세여서, 불란서가 프랑스에 맞서 오래도록 살아남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 말이 쉬이 없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불란서라는 말은 한국어의 어휘목록에 고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불어, 불문학, 불한사전, 한불사전 같은 말들과 단단히 묶여 있기 때문이다. 불어나 불문학이나 불한사전이나 한불사전이라는 말이 사라지기 전에는, 불란서라는 말도 근근히 그 명맥을 유지해 나갈 것이다.

-"佛蘭西, 法蘭西, 프랑스" in <감염된 언어>, 고종석, 개마고원

이 문단이 튀어나온 맥락은, 좁은 의미의 외국어 표기 원음주의를 비판하는 과정에서였다. 저자는 엘리트적이어서 폭력적인 외국어 표기 원음주의를 비판하고, 기존의 대중적이고 관습적인 외국어 표현이 빚어낸 '자연스러운 말들의 풍경'이 침해당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나는 이 문장들을 읽으며 감동을 먹었다. 원래 맥락과는 또 별개로, 문장들이 빚어내는 풍경이 꽤나 아름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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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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