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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08 오디션 프로그램에 반대합니다.
  2. 2011.09.03 이소선 어머니.
  3. 2011.08.22 돌풍.



지금 있는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매우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난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왜 그리 기를 쓰고 그런 프로그램을 만드는지…. 그냥 매일매일 만들어지는 졸작들, 만들고 좌절하는 음악, 실망스러운 문학작품, 그림들… 그게 다 그 자체로 예쁜 거거든요. 그걸 되지도 않는 잣대로, 박수소리 하나만 갖고 잣대를 매겨서 누굴 상 주고 떨어뜨리고. 그런 걸 즐기는 사람들의 잔인한 속성을 부추겨서 장사를 해먹는 건 나는 반대입니다.

잘하는 애 칭찬하지 말라는 것에도 배치될 뿐 아니라 진짜 음악·예술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즐거움을 상품화하는 거니까요.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그린 그림을 봐봐요. 어마어마하게 이쁩니다. 우리 어렸을 때 되는 대로 엄마·아빠 얼굴 그려놓고 여기 초록색을 칠해도 될지 불안해하다가 칠하고 나서 좋아하고 이런 기억들 있잖아요. 왜 그런 건 다 잊어버리고 점점 바보가 되는 건지, 사랑도 하고 배려도 하면서 자랄수록 아름다워져야 하는데 바보 같은 어른들 때문에 청춘들이 너무 불쌍합니다.

- 김창완, 한겨레신문 청춘상담앱 9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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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선 어머니.

Pooongkyung 2011. 9. 3. 21:48



(태일이가) 언젠가 환하고 좋은 세상이 올 수 있다고 했어요. 싸워주겠냐고 묻더라고. 내가 뭐라고 대답하겠어요. '내 말 안 들어주면 나중에 천국에서 엄마 만나도 안 볼 거야. 내 말 들어준다고 꼭 대답 해줘' 말을 할 때마다 (태일이의) 명치 부근이 부글부글 끓어올라. '내 몸이 가루가 되도 끝까지 할 거다' 하니, 더 크게 대답하라고 하는 거야, 말을 할 때마다 피가 쏟아지고. 크게 대답하라하고, 또 피가 푹 쏟아지고, 그걸 보고 탁 쓰러졌지."
- (전태일 열사 36주기 기념 이소선 어머니 인터뷰 중)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아들의 유언이 현실이 되는 세상을 위해 분주한 걸음을 터지는 목소리를 한순간도 쉬지 않으셨던 그 분이, 시다를 염려하는 마음으로 비정규직을 대학등록금을 걱정하셨던 한결같은 이소선 어머니가 오늘 아들의 곁으로 떠나셨다. 열사도, 1970년 11월 13일 캄캄한 평화시장으로부터 어머니가 이렇게 오랜 시간을 돌아 당신을 만나러 오실 줄은 몰랐을테지. 노동자들의 학생들의 모든 고통받는 이들의 고사리같이 오그라든 손에서 아들의 손을 보고 느끼고 만졌던 이소선 어머니는, 40년의 시간을 넘어 이제 영원히 늙지도 지치지도 흐릿해지지도 않는 아들의 뜨거운 손을 잡으시겠네. 쓸쓸했던 그 얼굴 깊게 패인 그 주름 활짝, 피고 모처럼 웃으시겠네. 아프게 아프게, 억압과 차별과 불의가 사랑이 있는 곳에 영원히 남으시겠네. 못내, 어머니 손 놓지 못하겠네. 부디, 이제 편히 잠드세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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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

BookToniC 2011. 8. 22. 07:12

냉소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경력을 높이기 위해 서로를 이용하고 서로의 경력에 관심을 내비친 예술가는 다른 '미래의 거장들'을 찾아나선 '미래의 거장'이 아니라 성공 지상주의자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물을 것도 없이 이러한 교제 활동을 하지 못하거나 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단지 불이익이 이야기해 볼만한 전부가 아니다 내가 보기엔 또 다른 현상도 무시할 수 없다.

재능이 뛰어난 젊은이들은 한 분야에서, 드물게는 여러 분야에게 기존의 업적을 완전히 배워 익힌다. 이미 당대의 첨단에 이른 자들은 한층 더 나아가기를 열망한다. 이들은 발달 과정의 중요한 시점에서 금방 동료를 알아본다. 물론 이 동료들이 '경쟁자'이기도 하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일부는 이런 식의 편협한 관점을 뛰어넘지 못한다.

하지만 포부가 큰 혁신가라면, 1914년 [돌풍]이라는 자칭 아방가르드 잡지를 중심으로 모여 있던 파운드와 엘리엇, 윈덤 루이스 동인과 같은 소규모 그룹의 대의에 유리한 것은 자신에게도 유리하다는 점을 금방 깨닫는다. 이런 식으로 더 큰 대의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경쟁 관계에서 오는 날카로운 면이 어느 정도는 부드럽게 완화되는 것이다.

- 하워드 가드너, 열정과 기질, 붓스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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