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엔 어쩐지 보고 싶은 이가 있어.

다들, 말이 없거나 적은 이들이었지.
가끔 그들이 하는 말은 듣는 것만으로 버거웠지만.
그들의 상처는 정당하고 또
슬퍼서 가슴이 아파서
함께 울 수 있어서
그래서 소중했던 이들을

보고 싶네 보고 싶다

슬픔이 자라 열매를 맺었는지
상처가 덮히고 또 덮혀 굳은살이 되었는지
아픈지 여전히 외로운지
그래서 당신은 그립지 않은지 내가 우리가

이유 없이 보고 싶은 이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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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와 함께 언니네 이발관 콘서트를 보고 왔다.

스탠딩 콘서트라고 해서 그러려니 했다만, 
막상 겪어보니 꽤 힘들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 아닐테고, (난 자그마치 85년생이니 이따위 변명은 통하지 않을게다)
이발사들의 스탠딩답지 않은 선곡과 본인의 스탠딩 콘서트 경험 부족이 손 꼭잡고 합작한 것일테다.
콘서트 끝난 뒤 들른 GS25에서 본 거울에는,
얼굴이고 눈이고 모조리 퉁퉁 부은 문어 한 마리가 덩그라니 서 있었으니.

말로만 듣던 이석원씨의 무심화법은 꽤 웃겼고,
익숙한 노래는 많지 않았지만 함께 있는 이의 온기로 인해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아득했다.

이석원씨는 나이가 들수록 노래하고 연주하는 게 더 좋아진다고 했다.
그 수줍은 고백에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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