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Pooongkyung 2008. 10. 27. 07:41

누군가를 생각하면 언제라도 정신이 아찔해지곤 한다.

내 경우는 동생이 그렇다.

고려대학교 수시에서 떨어진 동생을 막 확인하고,
(그것도 내가 지원하라던 자유 전공을)
형의 그림자 안에서 괴로워할 동생을 생각하자 막막해졌다.

양서고에 둔 것이 잘못이었다.
왜 그 때 결단을 내리지 못했을까.
1학년이 되고 얼마 안 되어, 한일고로 전학갈 기회가 있었다. 그 때,
라이벌 학교가 함부로 자신의 학생을 데려간다며 화를 내던 양서고 교장에게,
왜 한 마디도 따지지 못했을까.

라이벌은 지랄.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학교였으면서,
제 자존심 때문에 제 학생의 길을 막은 그에게 왜 따지지 못했을까.
그래도 정 가겠다면 정신 이상으로 퇴학시키겠다는 그 어처구니 없음에 왜 항변하지 못했을까.

그 곳에서 평범하게 지내다 평범하게 졸업해 평범하게 재수를 하고 있는 동생은.
입시교육의 정점에 오른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망령에서 허우적대고 있지 않은가.
그것은 동생을 둘러싼 가족의 것이기도 하지만,
이제는 명백히 동생의 것이 되기도 한 것이다. 입학 외엔 답이 없는 괴로움인 것이다.

이 사회를 증오한다.
사람이 편안히 머무를 장소를 제한한 이 사회를 증오해 마지 않는다.

어서 이 굴레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답이 없더라도 답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AND




걱정하는 것을 걱정하지마
Rocket Punch Generation
지루하게 선명하기보다는
흐릿해도 흥미롭게
You have to cha cha cha
change yourself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