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개그 둘.

Pooongkyung 2008. 11. 7. 05:48

강홍구 미술사 과제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 성공회 서울성당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한참을 그리고 있다보니, 그제야 막 일어난 어머니 가로되,
"우리 아들 일어났구나~ 기특하기도 해라, 뭐하니?"

응. 미술사 과제.

과제물을 들여다보던 어머니,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가로되.
"근데 유나야. 너 어렸을 때 미술학원 1년 넘게 다녔는데..."

..어머니.


한 시간 정도 지나고 아버지 일어나셔서 무거운 몸 가누며 책상에 오셨다.
유나는 과제에 지쳐 잠시 딴짓 중.

"이거 니가 그린 거냐? (등을 두드리며) 이렇게 잘 그렸어?"
"아.. 이거? 응."

한 손에 보리차, 나머지 손에 아버지 알약 가져오신 어머니 가로되,
"잘 그렸어요? 뭐가요?"


'이거' 하면서 아버지,
성당 측면도 그리는 데 참고하던 성당 사진 프린트아웃한 것을 드신다.

어머니 가로되,

"풋. 약부터 드시구랴."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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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하는 우울.

Pooongkyung 2008. 10. 31. 23:59

우울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울에 공명한다. 공명 (共鳴) 은 '남의 사상이나 감정, 행동 따위에 공감하여 자기도 그와 같이 따르려 함.'을 의미한다. 본디 물리학에서 쓰는 단어다. 따라서 공명의 과정에는 언어조차도 충분조건이 될 수가 없다. 그저 거기에 그가 있음으로 인하여 나는 우울해지는 것이다. 내가 알고 그가 안다. 우울한 그를 만난 밤은, 필연적으로 발을 끊은지 일년도 더 지난 오래된 단골술집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울한 그와 더 우울한 나의 마주침은 일년에 한 번으로도 이미 충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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