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오전.

Pooongkyung 2012. 4. 11. 10:51

오늘은 한국 사회에서 국가의 정당한 권위의 회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날인데, 들려오는 건 암울한 이야기 뿐이다. 투표율이 예상보다 훨씬 낮다고 한다.

어느 정당이 집권하느냐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번 선거는 특히 공적 문제를 공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이 공동체에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가늠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한국사회는 공동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부끄럽게도, 공적 영역에 특정한 개인 또는 집단의 사익이 개입하는 것을, 국가의 이름으로 때론 가족의 이름으로 용납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 한국문화 코드 저변에는, 공적인 방법으로는 하다하다 안 되어서 공적문제를 사적으로 해결하려는 개인의 시도가 깊숙이 깔려있다. 윤종빈의 "범죄와의 전쟁", 강풀의 "26년"을 보라. 정당성을 결여한 국가에 대한 일상적이고, 직접적인 분노가 따갑게 드러나 있다. 차라리 사적 해결이라도 해버리는 게 낫다는 생각이 엄습한다.

그러나 공적 문제는 공적인 장에서 공적인 절차를 통해 풀어야 한다. 그게 원칙이다. 공적 문제의 사적 해결이 지속되는 이상, 누가 집권하고 말고를 떠나서 이 땅에 공동체란 허울뿐인 이름으로 존재할 것이다. 투표는 가장 직관적인 공적 문제 해결의 장인데, 투표율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나는 그 답을 상상하기조차 두렵다. 부디, 상상에서만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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