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미움.

Pooongkyung 2008. 9. 24. 06:19

어제는 집에 오는 길에,
어떤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순수하게 미워할 수 있는 '형식'에 대해 생각했다.

순수함의 조건은, 
그가 누구이건간에 그에 대한 나의 미움이 변치 않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 끝에 나온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 조건, 나는 그 사람을 잘 몰라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오해를 풀기 위해 
대화를 시도할 모든 소통의 길을 닫아야 한다.

두번째 조건, 그 사람도 나를 잘 몰라야 한다.

마지막 조건, 나는 그 사람 자체가 아니라,
나와 연관된 다른 어떤 사람과의 관계를 이유로 그 사람을 미워해야 한다.
이를테면, 내가 사랑하는 어떤 사람이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면,
내가 그를 순수하게 미워할 가장 중요한 조건이 성립된 것이다.  

모든 조건 중 마지막 조건이 가장 중요하며, 결정적인 요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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