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회학에는.

Pooongkyung 2012. 12. 14. 23:23


강연을 듣는 내내 네 생각이 났다. 강연 제목은 '나의 사회학 생각'이었는데, 들으며, 자연스럽게 청자인 '나'의 사회학으로 생각이 옮겨지고, 그리고 네 생각을 했다. 나를 이 낯선 땅으로 데려온 네 생각을 한참 했다. 네가 내 옆자리에서, 또는 앞자리에서 함께 강연을 듣는 상상을 했다. 강연이 끝나고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드는 네 모습을 그려보았다. 모든 사람이 빠져 나간 뒤 빈 강의실에 멍한 얼굴로 남은 너를, 그리고 나를 그려보았다. 그건 아주 어색한 그림은 아니었는데,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익숙한 그림이 될 수가 없음을 나는 잘 알고 있으니까. 그저 캄캄히 네 이름을 불러보았다. 나의 사회학에는 언제나 네가 있을 테니까, 언젠가 먼 훗날에 나는 네 이름을 조금은 더 큰 목소리로 부를 수 있을 테니까. 조금은 덜 외로워 해야 한다, 친구야. 나의 사회학에는 언제나 네가 있을 테니까. 조금은 덜 외로워 해야겠지, 나의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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