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Pooongkyung 2011. 4. 26. 06:13

무언가를 (또는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고통을 수반한다. 이해는, 대상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교정해야 하는 부단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인식을 교정한다는 것은 일상적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에너지 이상의 노력을 요구하는데, 그 노력은 오랜 시간에 걸쳐 안정되어 있는 세계관을 깨뜨리고 새로이 불안한 세계를 구축하는 지난한 과정을 감수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내게 남은 모든 힘을 다해 피하고 싶지만, 그 시간을 감내하고 극복하는 것만이 인간을 인간답게 한다. 고통은, 오직 고통 홀로는 그것을 경험한 인간을 성숙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통 그 자체는 아무런 반성도 성찰도 남기지 않는다. 고통만은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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