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석의 최신간은 씹다 버린 껌맛이 난다. 고종석이 하루키라도 되는가. 그가 아는 여자들에 대한 지극히 사적인 품평이 책으로까지 엮여져 나올 필요가 있는가. 그의 말대로 그는 "페미니스트도 마초"도 아닌데.

그의 글 자체는 거의 언제나 실망스럽지 않지만, 일기장이나 블로그에 끄적인 것만 같은 글을, 고종석이라는 이름을 지우고 여느 신문기자나 소설가나 여행작가의 이름을 가져다 놓아도 어색함이 없는 글을 '책으로' 엮어 팔아내는 것을 보면 곤혹스럽다.

자칭타칭 한국 사회의 대표적 자유주의자의 종착역이 잘 나가는 지식소매상, 섹시한 지적 스타일리스트일것만 같아서.


그런 그보다는 서동진이 다다른 우울과 슬픔에 마음이 간다.
나는 그의 고통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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