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 동안의 고독 - 6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박수연 옮김, 파울라 F. 벤투라 그림/혜원출판사

[백년 동안의 고독]은 사촌지간인 우르술라 (여) 와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 (남) 의 근친결혼과 친구 살해로 인한 죄책감에서 비롯된 이주, 마콘도라는 도시의 정착으로 시작된 부엔디노 가문의 백 년에 걸친 이야기다.

아르카디오와 에우렐리아노라는 이름을 가진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의 자식, 손자, 증손자, 사촌들 사이의, 순환되며 변주되는 가정사가 소설의 중심을 이룬다. 물론 존경 받는 에우렐리아노 대령이 일생 동안 경험한 자유당 혁명 투쟁과, 호세 아르카디오 세군도가 경험한 바나나 공장 삼천 명 대학살 등 ‘역사적인 사건’ 이들의 가정사에 중첩되긴 하지만 말이다. 

부엔디아 집안의 가계도
(보기만 해도 어지러운 부엔디아 가문의 가계도)

마술적 사실주의로 잘 알려진 마르케스의 소설이지만, 기실 글을 읽는 내내 딱히 '마술적' 이라고 생각하진 못했다. 이를테면, 꽃비가 내린다거나, 산 사람의 오줌을 죽은 사람이 맞고 깜짝 놀란다거나 하는 것들이 '환상적인 사실' 을 구성하는 것들인데, 읽으면서도 곱씹을 때도 그렇게 거슬리진 않았던 것이다.

아마도 이런 종류의 이야기들이 낯설지 않아서 였으리라고 생각해 본다. 지리산 어딘가에서는 여전히 굶주린 빨치산 군인들이 빈 속에 계속 흙을 쓸어 담고, 배봉산 그린공원 중턱에 있는 자그마한 동굴에는 6.25 때 숨은 학병들이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으니까. 어느 해 광주에는 바나나를 실어내리는 기차가 여럿 다녀 갔을지도 모른다. 그런 종류의 이야기들이 바로 가까이에서 살아 숨쉬고, 때론 목덜미를 붙잡고 놓지 않기도 했던 때가, 사실 그렇게 먼 옛날은 아니었던 것이다.
AND

Renewal. 2008.8.29.

Intro. juna 2008. 8. 29. 21:44


다독다작다상량 (多讀多作多商量)


밥을 지으려면 쌀이라도 씻고 봐야 할 일이다.
기본을 잊은 이 치고 거꾸로 서지 않은 이가 없었다.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