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매혹 당한 사람은 상대가 자신을 사랑할 리 없다고 지레 짐작하기 쉽다. 거절이 두려운 나머지 깊게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단속한다. 이런 감정은 열등감과 불가분의 관계이다. 열등감은 우울의 씨앗이다. 열등감에 시달리며 우울에 빠진 이는 자연스레 그 원인을 제공한 상대를 증오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매혹을 증오와 분노 따위 뒤틀린 형태로 표현한다. 

- 박수현, 서가의 연인들, 자음과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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