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반지.

BookToniC 2011. 6. 2. 04:17

돌아가고픈, 사랑하고픈, 존재하고픈 욕망.
나누어가질 수 없는 두 줄기 물의 싸움에 시달려
죽고픈 욕망이 있다.
삶을 덮어줄 거대한 입맞춤이 그립다.
들끓는 고통이 아프리카에서 끝날 삶.
목숨을 끊어라.

주여! 욕망을 갖고 싶지 않은... 그런 욕망이
있습니다.
신성을 모독하는 손가락으로 당신을 가리킵니다.
마음이 없었더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봄은 돌아, 돌아오고, 다시 떠나리라. 그리고, 신은
세월의 무게로 허리가 휘어져 우주의 등뼈를 지고
그렇게 자꾸자꾸 흘러만 가리라.

관자놀이에서 암울한 북이 울릴 때,
비수에 새겨진 꿈이 아플 때,
이 시에 그대로 머무르고픈 욕망이 있다.

- 세사르 바예호, 희망에 대해 말씀드리지요,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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