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하다
조그맣게 모인 물속
배를 내 눈알처럼 달고
올챙이가 헤엄치고 있다
아주 어둡고 덜 어두울 뿐인
둥근 배 속
다리 넷이
한데 엉겨 있다
한 통이다
한 통이 통째로 움직인다
마음 가면 마음이 전부 간다
속으로 울 때
손발이 모두
너의 눈물을 받아준다
너의 몸을 보고
내 몸을 보니
사람이 더 끔찍하다
팔을 밀어넣고
나의 다리를 밀어넣어
저 원적으로 돌아갔으면
둥근 배 속
아직은 이별의 말이 생겨나기 전
이별이라는 말에 태동이 있기 전
- 문태준, <그늘의 발달>, 문학과 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