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BookToniC 2011. 7. 12. 22:58

손톱은, 발톱과 함께, 사람 살갗에서 가장 별난 부분이다. 살갗은 얼마쯤 물렁하게 마련이지만, 손톱과 발톱은 딱딱한 각질이다. 그것들은 이齒牙와 함께, 사람의 외관에서 드물게 광물성 이미지를 지닌 기관이다. 솔톱과 발톱을 통해, 사람과 게와 딱정벌레 사이의 먼 거리가 문득 좁혀진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의 먼 거리도 그렇다. 손톱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지구생물계의 일원임을, 더 나아가 무생물 자연계와도 깊이 이어져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우리 몸이 바닷가의 조가비나 조약돌과 본질에서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 고종석, 어루만지다,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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