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번에는 그녀 곁에서 잤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아직도 그의 손을 잡고 있는 테레사의 모습을 보았다. 그들은 밤새 그렇게 손을 잡고 있었던 걸까? 그는 그것이 도저히 믿지기 않았다.
 잠든 그녀는 깊은 숨을 내쉬며 그의 손을 잡고 있었고(단단히 잡아서 그 얽매임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엄청나게 무거운 트렁크가 침대 곁에 놓여 있었다.
 그녀를 깨울까 두려워 그는 그 얽매임에서 차마 손을 빼지 못하고 그녀를 자세히 보기 위해 아주 조심스럽게 돌아누웠다. 이번에도 역시 테레사는 송진으로 방수된 바구니에 넣어 강물에 버려진 아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가 담긴 바구니를 난폭한 강물에 띄워 보낼 수 있다니! 파라오의 딸이 어린 모세가 담긴 바구니를 강물에서 건져내지 않았다면 구약성서도 없었을 테고, 그러면 우리 문명이 어찌되었을까! 수많은 고대신화의 도입부에는 버려진 아기를 구하는 누군가가 있다. 폴리보스가 아기 오이디푸스를 줍지 않았다면, 소포클레스는 그의 가장 아름다운 비극도 쓰지 않았을 것을!
 그 당시 토마스는 메타포란 위험한 어떤 것임을 몰랐다. 메타포를 가지고 희롱을 하면 안 된다. 사랑은 메타포가 하나만 있어도 생겨날 수 있다.

 

-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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