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만 있다면, 이렇게 글을 쓰고 싶다.

글 자체로도 맛깔난데다가,
사회과학적 개념의 풍부하고 정확한 사용 역시 흠 잡을 데가 없다.



얼마 전 악명 높은 디젤의 광고 캠페인이 보여주었듯이 혹은 <애드버스터스>가 배출한 스타 그래픽 디자이너인 조너선 반브룩 Jonathan Barnbrook 의 최근 작업이 보여주듯이, 북한은 후기자본주의 세계가 만들어내는 이데올로기적 환상을 위해 마치 예약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그것은 자유의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후기 자본주의의 소비자들이 자신들의 자유를 만끽하고 그에 안도하기 위해 게걸스럽게 소비하는 또 하나의 광고 이미지로 떠오른 북한을 가리킨다. 따라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탄하며 위협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디자이너들과 광고업자들의 눈길 사이에는 아무런 거리가 없다.

- 서동진, "<애드버스터스>라는 희비극 : 반문화적 상상력과 신경제라는 자본주의의 합창"
in 디자인 멜랑꼴리아, 2009, 디자인플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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