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해서 정상적인 아이로 성장할 가능성은 있나요? 어제, 아기가 태어난 병원에서는 수술을 받더라도 식물적 존재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던데요."

"식물적 존재라..."

의사는 버드의 질문에 직접 대답하지 않고 그렇게 말하고는 입을 다물었다. 버드는 의사를 지켜보고 그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버드는 자신이 부끄러운 열망에 사로잡히는 것을 실로 확실하게 느꼈다. 그것은 버드가 소아과 창구에서 아기가 살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거대하고 검은 멸구벌레 떼처럼, 그의 머리 속의 어둠에 생겨나, 굉장한 기세로 증식하면서 그 자체의 의미를 점차 명확하게 만든 열망이었다.

나와 아내가 그 식물적 존재, 아기 괴물한테 한평생 매달려 살아가다니 말도 안 된다고, 새삼 그것을 의식의 표면에 떠올리며 버드는 생각했다. 나는 어떡하든지 아기 괴물로부터 도망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아, 내 아프리카 여행은 어떻게 되는 건가?

버드는 자기 방어적인 열정에 사로잡혀 마치 보육기 속의 아기 괴물로부터 유리 칸막이 너머로 저격당하기라도 하듯이 몸을 도사렸다. 동시에 버드는 회충처럼 자신에게 달라붙어 있는 에고이즘을 부끄럽게 생각해, 온몸에 땀이 배고 얼굴이 빨개졌다. 그의 한쪽 귀는 완전히 마비되어 거기에서는 피가 흐르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

"당신은 이 아기가 수술을 받고 회복되기를 바라지 않나요?"

- 오에 겐자부로, 개인적 체험, 고려원


오에 겐자부로는 인간의 내밀한 어두운 감정을 까발리는 데 탁월하다. 그는 그런 장면을 그려내는 데 특별한 재능과 흥미,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 그가 쏟아내는 비열하고 저열한 인간의 내면은, 그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로부터 태어난 것이기 때문에 끔찍하더라도 부정할 수는 없다. 우리 인간이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유토피아가 아니므로, 연역적으로든 귀납적으로든 이 세상을 살아 가는 우리는 싸움터에서 싸우다 머리에 상처를 입은 아폴리네르를 동정하는 동시에 쓰레기통으로 처박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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