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BookToniC 2011. 4. 28. 21:35

자유인이란 자의에 속박되지 않고 의욕하는 사람이다. 그는 현실을 보고 있다. 즉 '나'와 '너'의 실재하는 두 존재의 실재적인 결합을 믿고 있다. 그는 운명을 믿으며, 그것이 그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믿는다. 운명은 그를 마음대로 부리지 않는다. 운명은 그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는 그것을 향해 걸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면서도 그는 운명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그의 온 존재를 기울여 걸어가지 않으면 안 되며, 그는 이것을 알고 있다. 그의 결단이 의도하는 대로 실현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일어날 것은 그가 의욕할 수 있는 것을 향하여 결단할 때에만 일어날 것이다. 그는 사물이나 충동에 지배되고 있는 그의 작은 의지, 부자유한 의지를 그의 큰 의지를 위하여 희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운명지워진 것을 떠나서 운명에로 나아가는 큰 의지를 위하여 희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때에 그는 더 이상 간섭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사물을 그냥 되어지는 대로 버려두지 않는다. 그는 스스로 생성되어 나오는 것, 곧 세계에 있어서의 존재의 길을 엿듣는다. 그 길에 의하여 운반되기 위하여서가 아니라 그의 참여를 필요로 하고 있는 생성을, 그것이 그에 의하여 실현되기를 바라는 대로, 사람인 그의 정신과 행위로써, 그의 삶과 죽음으로써 실현하기 위하여서이다.

자유인이란 믿는 사람이라고 내가 말했거니와, 이 말의 뜻은 '그는 만난다'는 것이다.

- 마르틴 부버, 나와 너, 문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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