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와 위반.

BookToniC 2010. 3. 10. 21:38

인간의 반항은 결국 충동을 가속화시킬 뿐이다. 고뇌는 충동을 가속화시키는 동시에 더욱 분명히 느껴지게 할 뿐이다. 겉으로 보기에 인간은 거부의 태도를 취한다. 인간은 그를 끌고 가는 충동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몸부림친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함으로써, 그 충동을 부채질할 뿐이고, 그럴수록 그는 더욱 혼미에 빠질 뿐이다.

인간이 격렬한 에너지의 남용과 절멸의 축제인 자연을 거부하기 위해 금기를 두었다고 본다면, 죽음과 성은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자연과 생물체들이 벌이는 축제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성과 죽음은 존재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지속의 욕구에 역행하여 모든 존재로 하여금 무한한 낭비를 조장한다.

- 조르쥬 바따이유, 에로티즘,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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