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서는 목욕하는 방식도 매우 달랐다. 나는 이틀에 한 번씩 찬물 한 양동이를 받았다. 그게 다였다. 어떤 때는 너무 차가워서 꼭 씻어야 하는 부분만 겨우 물칠을 했다. 비상수단이 하나 있긴 했다. 나는 릭샤를 타고 시내로 나가 두 개의 고급 호텔 중 한 곳에 갈 수 있었다. 호텔 여자화장실에서 20분은 족히 들여가며 더운물로 손과 얼굴을 씻고는, 더운물 목욕 외에 내가 방글라데시에 있는 동안 그리워했던 유일한 것을 탐닉했다. 정말 좋은 커피 한 잔.

호텔의 작은 카페에 앉아 옆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기업인과 원조단체 활동가의 대화를 들으면서 카페오레를 마셨다. 그때 나는 저 수영장 가득 물이 반짝이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내 커피 한 잔이 나오려면 약 14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나처럼 몰골이 꾀죄죄한 사람이 근사한 호텔 화장실을 20분이나 쓰도록 허용한 이유는 내 피부색(백인)과 주머니 속의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카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깨끗한 물이 없어서 1년 안에 죽을지도 모르는 수십만 명의 어린이가 이런 카드를 한 장씩 갖고 있다면, 아니 집 근처에 안전한 수돗물이라도 나온다면, 이 아이들의 삶은 얼마나 달라질 것인가.

- Annie Leonard, The story of stuff/물건 이야기,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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